2022. 10. 24. 05:33ㆍ카테고리 없음
IB 교육과정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위해 BHA (브랭섬홀아시아)로 일주일동안 출장을 갔다. 브랭섬 홀 아시아에 출장을 간 동안 느낀 점이 두개가 있는데, 첫째는 부모의 사회, 경제적 자본이 자녀의 교육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 둘째, 교수 학습 방법에 있어서의 교사의 개입여부에 대한 것이었다.
우선 첫째, 부모의 사회, 경제적 자본이 자녀의 교육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브랭섬 홀 아시아는 모두가 알다시피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최고의 인프라를 갖고 있다. 일단 시설에서부터 압도적이었고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교육 인프라를 볼 때마다 '공립학교'의 교육 인프라가 자꾸만 비교가 되면서 씁쓸했고 그런 씁쓸함은 내가 교육학에서 배웠던 이론 '콜맨 보고서'의 내용을 자꾸만 떠올리게 했다. ‘콜맨 보고서'의 핵심내용은 바로 학생의 학업성취를 결정하는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학교가 아니라 ‘가정환경’ 즉 부모의 교육 수준과 사회경제적 지위라고 발표한 보고서다. 예전에 임용2차 면접을 준비하면서 EBS에서 하는 '미래교육 플러스' 에서 한 패널이 부모의 소득격차가 학생의 교육격차로 이어지는 교육 불평등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렇게 이야기 했다. "불평등에 이자가 붙는다. 이러한 학습 격차 문제는 학령기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학진학, 취업시장 그리고 평생의 삶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분명 교육 격차와 관련해 모든 원인을 부모로부터 찾을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학생의 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너무 크다. 그리고 이렇게 발생한 격차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겠지만 그런 역할을 공립교육이 해줘야한다고 생각하고 또한 그를 위해서 국가 차원에서의 지원이 분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아버지 제사를 지내면서 아빠의 친구였던 분이 집에 방문하셨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시다가 자신의 아들 자랑을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우리 아들은 정말 똑똑하고 운동도 잘했어. 근데 부모 잘못 만나서 뭐 고생하는거지." 교육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나도 누군가의 자식으로서 모든 부모의 자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기를 그리고 조금이라도 교육이 많은 학생들과 사회에게 희망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둘째, 교수 학습에 있어서 교사의 개입여부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 한국사를 가르치는 입장에서 중간, 기말시험 진도를 나가야한다는 부담과 변명으로 '강의식 수업'을 계속 해왔다. 학생들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이 보였지만 내게는 불가피한 선택? 이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진행해왔다. 근데 이번 브랭섬 홀 아시아에서 나의 Host teacher 인 Russel의 수업을 보면서 교사의 수업 개입 여부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Russel은 강의식 수업을 전혀 안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사의 개입이 정말 최소화된 수업이었고 모든 것은 학생들 주도적으로 이어졌다. 우선 Russel이 말한 수업 방식을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책 읽고 교사의 가이드 질문을 통해 내용 파악하기 - 교사의 가이드 질문과 개념 강의(선택적)를 통해 내용 요약하기
- 활동하기 (포스터 제작, 시 창작, 연극, 토론, 헥사곤 활동 등) - 교사가 선정한 카테고리 중 하나 선정해 에세이를 작성해 내용 심화하기" 이렇게 이야기 해볼 수 있겠다.
분명 Russel이 말한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나의 역량도 키워야 겠지만 상대적으로 자기주도적 학습역량이 조금은 부족한 우리 학생들의 학업의지에 대한 성찰도 필요하다. 그리고 IB 수업 자체가 통사가 아닌 주제 중심적 접근이기 때문에 교사 개입이 최소화된 수업 자체가 조금은 어려울 수 도 있다는 점도 분명 고려되어야 한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나의 수업에서 교사의 개입이 너무 커서 나의 수업에서 학생들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히 반성할 점이고 앞으로 교수 계획에 있어서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수업은 무엇인가에 대한 심도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